젖동냥歌詞
添加日期:2024-01-20 時長:08分27秒 歌手:장문희
(아니리) 그날 밤을 새노라니 어둔 눈은 더욱 침침허고, 아해는 점점 기진헐 제, 동방이
희번히 밝어오니, 우물가에 물 긷는 소리가 들리거늘, 심봉사 좋아라고, “옳제. 이제 날
이 밝었구나. 이제 우리 두 부녀는 살었다.”
(중중모리) 우물가 두레박 소리 얼른 듣고 나설 제, 한 품에 아이 안고, 한 손에 지팽이
걷더짚고, 더듬 더듬 더듬 더듬 더듬거리고 나간다. 우물가 찾어가서, “여보시오, 부인
님네. 뉘신지는 모르오나 초칠 안에 어미를 잃고 젖을 주려 죽게 되니, 이 애 젖 조금 먹
여 주오.” 우물가 오신 부인 철석인들 아니 주며, 도척인들 아니 주랴. 젖을 많이 먹여주
며, “여보시오, 봉사님.” “예.” “이 집에도 아이가 있고, 저 집에도 아이가 있으니, 어려
이 생각 말고 내일도 안고 오시고, 모레도 안고 오시면, 내 자식 못 멕인들 차마 그 애를
굶기리까?” 심봉사 좋아라, “허허, 감사허오. 수복강녕허옵소서.” 젖을 얻어 먹이랴 이
집 저 집을 다닐 적으, 그 때여 심봉사가 젖동냥에 이골이 나서, 삼베 질쌈허느라 ‘히히
하하’ 웃음소리 얼른 듣고 찾어가, “이 애 젖 좀 먹여주오.” 오뉴월 뙤약볕에 김매고 쉬
는 부인 더듬 더듬 찾어가, “이 애 젖 좀 먹여주오.” 백석청탄 시냇물어 빨래허는 부인
들께 더듬 더듬 찾어가, “여보시오, 부인님네. 댁에 귀헌 아이 먹고 남은 젖 있거들랑,
이 애 젖 쪼끔 먹여주오.” 젖 없는 부인들은 돈돈씩 채워주고, 돈 없는 부인들은 쌀되씩
떠주며 맘쌀이나 허라허니, 심봉사 좋아라, “허허 감사하오. 은혜 백골난망이오.” 젖을
많이 먹여 안고 집으로 돌아올 제, 어덕 밑에 쭈구려 앉어 아기를 어른다. “둥둥 내 딸이
야! 어허 둥둥 내 딸이야. 어허 내 딸 배불렀다! 히히히히, 인자 배가 뺑뺑허구나. 아, 거
날마다 이렇게 배가 불렀으면 오즉이나 좋겄느냐, 이! 어허 둥둥 내 딸이야. 이 덕이 뉘
덕이냐. 동네 부인의 덕이라. 어려서 고생을 허면 부귀다남을 헌다드라. 너도 어서어서
자러나, 너희 모친 본을 받어 현철허고 얌전허여 아비 귀염을 네 보여라.
둥둥 둥둥 어허 둥둥 내 딸이야.”
(자진모리) “둥둥둥 내 딸. 어허 둥둥 내 딸. 내 새끼지야, 내 새끼. 어허 둥둥 내 딸. 눈
비 산천의 꽃봉이, 새벽바람에 연초록, 얼음 궁기 수달이로고나. 둥둥둥 내 딸. 댕기 끝
에는 준주실, 옷고름에는 밀화불수, 어덕 밑에 귀냄이 왔느냐. 설설 기어라, 둥둥 내 딸.
쥐얌쥐얌 잘깜잘깜 엄마 아빠 도리도리 어허 둥둥 내 딸. 아나, 아르르르. 파하하하. 아,
요것이 벌써 나를 보고 빵긋빵긋 웃는단 말여. 거 웃는 입모습이 영락없이 너의 어머이다,
이? 둥둥 내 딸. 어허 둥둥 내 딸. 서울 가, 서울 가, 밤 한 줌 사다가 살강 밑에 넣어놨더
니마는, 머리 깜은 새앙쥐가 들랑달랑 다 까먹고 밤 하나 남은 것을, 찬지름에 달달 볶아
너허고 나허고 둘이 먹자. 어허 둥둥 내 딸. 둥둥 둥둥 어허 둥둥 내 딸이야.”
(아니리) 아이 안고 돌아와 보단 덮어 뉘어놓고, 아해 자는 틈을 타서 동냥차로 나가
는디,
(중중모리) 삼베 전대 두 동 지어 왼 어깨 드러메고 동냥차로 나간다. 한 편에는 쌀을 받
고, 한 편에 나락 동냥. 어린 아해 맘죽차로 감을 사고 홍합 사, 왼 어깨 드러메고 허유
허유 돌아온다. 그 때여 심청이는 하날의 도움이라 잔병 없이 자러날 제, 세월이 여류허
여 육칠 세가 되어가니, 부친의 지팽이 잡고 앞길을 인도허기, 모친의 기제사와 부친의
봉양사를 의법이 허여가니, 무정세월이 이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