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사 개안歌詞

添加日期:2024-02-10 時長:16分50秒 歌手:장문희

(아니리) 심봉사와 안씨맹인과 주점에서 쉬다가 걸음을 바삐 걸어 궁궐을 찾어갈 제,
그 때여 황후께서는 날마다 오는 소경 거주 성명을 받아보되, 부친 성명은 없는지라,
(진양조) 심황후 기가 막혀 혼잣말로 탄식헌다. “이 잔치를 배설키는 부친을 위험인디,
어이허여 못 오신고? 내가 정녕 죽은 줄을 알으시고 애통허시다 굿기셨나? 부처님의
영험으로 완연히 눈을 떠서 소경 축에 빠지셨나? 당년 칠십 노환으로 병환이 들어서 못
오신가? 오시다 노중에서 무슨 낭패를 당허신가? 잔치 오늘이 망종인디, 어찌 이리 못
오신그나.” 혼자 자진복통으 울음을 운다.
(아니리) 이렇듯 애탄을 허실 적으, 이날도 대궐문을 훨쩍 열어놓고, 내관은 지필 들고
오는 소경 거주 성명이며, 연세 직업 자녀유무와 가세빈부 유무식을 낱낱이 기록허여
황후전에 올렸것다. 황후 받아보실 적으,
(자진모리) 각기 직업이 다르구나. 경을 읽고 사는 봉사, 신수 재수 혼인궁합 사주 해몽
실물 심인 점을 쳐 사는 봉사, 계집으게 얻어먹고 내주장으로 사는 봉사. 무남독녀 외딸
으게 의지허고 사는 봉사, 아들이 효성 있어 혼정신성 편한 봉사, 집집에 개 짖키고 걸식
으로 사는 봉사, 목만 쉬지 않는다면 대목장에는 수가 난다 풍각쟁이로 사는 봉사. 자식
이 앉은뱅이라 지가 벌어다 먹인 봉사. 그 중에 어떤 봉사 도화동 심학균디, 연세는 육십
오세, 직업은 밥만 먹고 다만 잠자는 것뿐이요, 아들은 못 낳아 보고 딸만 하나 낳었다가
제수로 팔어먹고, 출천대효 딸자식이 마지막 떠날 적에 앞 못 보신 늙은 부친 말년 신세
의탁허라고 주고 간 전곡으로 가세는 유허더니, 뺑덕이네라는 계집년이 모두 다 털어먹
고, 유무식 기록에는 이십 안맹허였기로 사서삼경 다 읽었다 뚜렷이 기록이 되었구나.
(아니리) 황후 낱낱이 읽어가실 적으 오즉이나 반갔으며, 그 얼마나 기뻤으리오마는, 그
러나 흔적 아니허시고 내관 불러 분부허시되, “이 중에 심맹인을 이 별전 안으로 모시
어라.” 내관이 영을 듣고 나가, “심학규씨! 심맹인 나오시오! 심맹인!” 심봉사 듣더니, “
심맹인이고 무엇이고 배가 고파 죽겄구만! 거 어서 술이나 한 잔 주제.” “글쎄, 술도 주
고, 밥도 주고, 집도, 돈도 주고 헐 터이니 얼른 이리 나오시오.” “거 실없이 여러 가지
것 준다. 그런디 어찌 꼭 날만 그리 찾으시오?” “글쎄, 상을 줄지, 벌을 줄지 모르나, 우
에서 심맹인을 불러오라 하셨으니, 어서 들어가십시다.” 심봉사 깜짝 놀래 “나 이럴 줄
알었어. 상을 줄지, 벌을 줄지? 놈 용케 죽을 데 잘 찾어왔다. 내가 딸 팔어먹은 죄가 있
는디, 날 잡어 죽일라고 이 잔치를 배설헌 잔치로구나. 내가 더 살어 무엇허리! 들어갑
시다.” 주렴 밖에 당도허여, “심맹인 대령이오!” 황후 자서히 살펴보시니, 백수풍신 늙
은 형용 슬픈 근심 가득찬 게 분명한 부친이라. 황후께서 체중허시고, 아무리 진중허신
들 부녀천륜을 어찌허리!
(자진모리) 심황후 거동 보아라. 산호 주렴을 걷혀버리고 우루루루 달려나와, 부친의 목
을 안고, “아이고, 아버지!” 한 번을 부르더니 다시는 말 못허는구나.
심봉사 부지불각 이 말을 들어노니, 황후인지, 궁녀인지, 굿 보는 사람인지 누군 줄 모
른지라. 먼 눈을 희번쩍 희번쩍 번쩍거리며, “아이구, 아버지라니? 누가 날더려 아버지
래여, 에이? 나는 아들도 없고, 딸도 없소. 무남독녀 외딸 하나 물에 빠져 죽은 지가 우
금 수삼년이 되는디, 아버지라니 웬 말이여?” 황후 옥루 만면하여, “아이고, 아버지! 여
태 눈을 못 뜨겼소? 인당수 빠져 죽은 불효여식 청이가 살어서 여기 왔소.” 심봉사 이
말 듣고, “에이? 이거 웬 소리? 이거 웬 말이여? 심청이라니? 죽어서 혼이 왔나? 내가
죽어 수궁을 들어왔느냐? 내가 지금 꿈을 꾸느냐? 이것이 웬 말이여? 죽고 없는 내 딸
심청, 여기가 어디라고 살어오다니 웬 말이냐? 내 딸이먼 어디 보자. 아이고 눈이 있어
야 보지. 이런 놈의 팔자 좀 보소. 죽었던 딸자식이 살어서 왔다해도 눈 없어 내 못 보니,
이런 놈의 팔자가 어디가 또 있으리! 아이고, 답답하여라!” 이 때여 용궁 시녀 용왕의
분부인지, 심봉사 어둔 눈에다 무슨 약을 뿌렸구나. 뜻밖에 청학 백학이 황극전에 왕래
허고 오색채운이 두르더니, 심봉사 눈을 뜨는디, “아이고, 어찌 이 눈갓이 근질 근질 근
질 근질허고 섬섬섬섬허냐? 아이고 이놈의 눈 좀 떠서 내 딸 좀 보자! 아!”
(아니리) “아니, 여기가 어디여? 심봉사 눈 뜬 바람에 만좌 맹인과 각처에 있는 천하 맹
인들이 모다 일시에 눈을 뜨는디,
(자진모리) 만좌 맹인이 눈을 뜬다. 만좌 맹인이 눈을 뜰 제, 전라도 순창 담양 세갈모
띄는 소리라. 짝 짝 짝짝허더니마는 모다 눈을 떠버리는디, 석달열흘 큰 잔치에 먼저 와
서 참례허고 내려간 맹인들도 저희 집에서 눈을 뜨고, 병들어 사경되어 부득이 못 온 맹
오세, 직업은 밥만 먹고 다만 잠자는 것뿐이요, 아들은 못 낳아 보고 딸만 하나 낳었다가
제수로 팔어먹고, 출천대효 딸자식이 마지막 떠날 적에 앞 못 보신 늙은 부친 말년 신세
의탁허라고 주고 간 전곡으로 가세는 유허더니, 뺑덕이네라는 계집년이 모두 다 털어먹
고, 유무식 기록에는 이십 안맹허였기로 사서삼경 다 읽었다 뚜렷이 기록이 되었구나.
(아니리) 황후 낱낱이 읽어가실 적으 오즉이나 반갔으며, 그 얼마나 기뻤으리오마는, 그
러나 흔적 아니허시고 내관 불러 분부허시되, “이 중에 심맹인을 이 별전 안으로 모시
어라.” 내관이 영을 듣고 나가, “심학규씨! 심맹인 나오시오! 심맹인!” 심봉사 듣더니, “
심맹인이고 무엇이고 배가 고파 죽겄구만! 거 어서 술이나 한 잔 주제.” “글쎄, 술도 주
고, 밥도 주고, 집도, 돈도 주고 헐 터이니 얼른 이리 나오시오.” “거 실없이 여러 가지
것 준다. 그런디 어찌 꼭 날만 그리 찾으시오?” “글쎄, 상을 줄지, 벌을 줄지 모르나, 우
에서 심맹인을 불러오라 하셨으니, 어서 들어가십시다.” 심봉사 깜짝 놀래 “나 이럴 줄
알었어. 상을 줄지, 벌을 줄지? 놈 용케 죽을 데 잘 찾어왔다. 내가 딸 팔어먹은 죄가 있
는디, 날 잡어 죽일라고 이 잔치를 배설헌 잔치로구나. 내가 더 살어 무엇허리! 들어갑
시다.” 주렴 밖에 당도허여, “심맹인 대령이오!” 황후 자서히 살펴보시니, 백수풍신 늙
은 형용 슬픈 근심 가득찬 게 분명한 부친이라. 황후께서 체중허시고, 아무리 진중허신
들 부녀천륜을 어찌허리!
(자진모리) 심황후 거동 보아라. 산호 주렴을 걷혀버리고 우루루루 달려나와, 부친의 목
을 안고, “아이고, 아버지!” 한 번을 부르더니 다시는 말 못허는구나.
심봉사 부지불각 이 말을 들어노니, 황후인지, 궁녀인지, 굿 보는 사람인지 누군 줄 모
른지라. 먼 눈을 희번쩍 희번쩍 번쩍거리며, “아이구, 아버지라니? 누가 날더려 아버지
래여, 에이? 나는 아들도 없고, 딸도 없소. 무남독녀 외딸 하나 물에 빠져 죽은 지가 우
금 수삼년이 되는디, 아버지라니 웬 말이여?” 황후 옥루 만면하여, “아이고, 아버지! 여
태 눈을 못 뜨겼소? 인당수 빠져 죽은 불효여식 청이가 살어서 여기 왔소.” 심봉사 이
말 듣고, “에이? 이거 웬 소리? 이거 웬 말이여? 심청이라니? 죽어서 혼이 왔나? 내가
죽어 수궁을 들어왔느냐? 내가 지금 꿈을 꾸느냐? 이것이 웬 말이여? 죽고 없는 내 딸
심청, 여기가 어디라고 살어오다니 웬 말이냐? 내 딸이먼 어디 보자. 아이고 눈이 있어
야 보지. 이런 놈의 팔자 좀 보소. 죽었던 딸자식이 살어서 왔다해도 눈 없어 내 못 보니,
이런 놈의 팔자가 어디가 또 있으리! 아이고, 답답하여라!” 이 때여 용궁 시녀 용왕의
분부인지, 심봉사 어둔 눈에다 무슨 약을 뿌렸구나. 뜻밖에 청학 백학이 황극전에 왕래
허고 오색채운이 두르더니, 심봉사 눈을 뜨는디, “아이고, 어찌 이 눈갓이 근질 근질 근
질 근질허고 섬섬섬섬허냐? 아이고 이놈의 눈 좀 떠서 내 딸 좀 보자! 아!”
(아니리) “아니, 여기가 어디여? 심봉사 눈 뜬 바람에 만좌 맹인과 각처에 있는 천하 맹
인들이 모다 일시에 눈을 뜨는디,
(자진모리) 만좌 맹인이 눈을 뜬다. 만좌 맹인이 눈을 뜰 제, 전라도 순창 담양 세갈모
띄는 소리라. 짝 짝 짝짝허더니마는 모다 눈을 떠버리는디, 석달열흘 큰 잔치에 먼저 와
서 참례허고 내려간 맹인들도 저희 집에서 눈을 뜨고, 병들어 사경되어 부득이 못 온 맹
사들은 다 눈을 떴는디, 저 봉사는 무슨 죄가 지중하여 홀로 눈을 못 떴는지 사실히 아
뢰어라!” 눈 못 뜬 봉사는 다른 봉사가 아니라, 뺑덕이네와 밤중에 도망간 황봉산디. 황
봉사 복지해 아뢰는디,
(중모리) “예, 소맹이 아뢰리다. 예, 예, 예, 예, 예! 소맹이 아뢰리다. 소맹의 죄상을 아
뢰리다. 심부원군 행차시으, 뺑덕어미라허는 여인을 앞세우고 오시다가 주막에서 유숙
을 허시는디, 밤중에 유인허여 함께 도망을 허였더니, 그날 밤 오경시으 심부원군 울음
소리 구천에 사무쳐서, 명천이 죄를 주신 바라, 눈도 뜨지 못했으니, 이런 천하 몹쓸 놈
을 살려두어 무엇허오리까. 비수검 드는 칼로 당장으 목숨을 끊어주오.”
(아니리) “죄상을 생각허면 죽여 마땅허거니와, 제 죄를 지가 아는 고로 개과천선헐 싹
이 있는지라, 특히 약을 주는 것이니 눈을 한번 떠봐라.” 용궁 시녀 약 갖다 발러주니,
황봉사가 한참 눈을 끔적 끔적 야단을 허더니마는, 한 눈만 계우 딱 떠논 것이 총 쏘기
는 좋게 되었든 것이었다. 이런 일을 보더라도 적선지가에 필유여경이요, 적악지가에
필유여악이라. 어찌 천도가 없다 할 것이오?
(엇중모리) 그 때여 황후께서 심생원을 입시시켜 부원군을 봉허시고, 곽씨부인 영위에
는 부부인 가자 추증, 치산과 석물 범절 국릉과 같이 허고, 안씨부인 교지를 내려 정렬
부인을 봉허시고, 무릉촌 장승상부인은 별급상사 시키시고, 그 아들은 직품을 돋우아
예부상서를 시키시고, 젖 먹이던 귀덕어미는 천금상을 내리시고, 화주승을 불러 올려
당상을 시키시고, 꽃 바친 도선주는 본성 태수 제수허고, 새로 눈 뜬 사람 중으 유식자
벼슬 주고, 무식자 직업 주어 각기 돌려보내시고, 무릉태수 형주자사는 내직으로 입시
허고, 도화동 백성들은 세역을 없앴으니, 천천만만세를 부르더라. 언재 무궁이나 고수
팔도 아프실 것이요, 장문희 목도 아플 지경이니, 어질더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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